"처음처럼"을 읽고 └ "책" 을 보다

처음처럼
신영복 글.그림, 이승혁.장지숙 엮음 / 랜덤하우스코리아
나의 점수 :





책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
. 상상의 소산물로 온연한 한 세계를 만들어내 그것을 통해 간접적으로 우리가 실제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생각해주는 소설, 짧은 문장과 긴 호흡을 통해 한 작가의 생각과 글의 아름다움을 알게 해주는 시, 또 전문적인 분야에 대해 지식을 전해주는 전문서적.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서적이 간접경험을 통해 우리를 성장시켜준다. 이 수많은 다양함 속에서 하나만을 고르라면 난 두말없이 수필을 고를 것이다.

수필은 문체를 통해, 행간을 통해 글쓴이의 생과 생각을 녹여내는 다른 종류들과는 달리 직접적으로 글쓴이의 삶이 묻어나 있다. 앞서 인생을 산 인생의 선배로서, 그들의 경험담이 녹아있다. 수필을 읽으면 그들의 삶을 공유할 수 있고, 그들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고, 그들의 경험을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기에 수필을 고를 것이다.

처음처럼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잠언집 같다.’ 라는 것이었다. 나는 성경에서도 다양한 화자들의 글이 실린 잠언을 매우 좋아하는데, 빽빽한 글자 대신 생각할 여운을 주는 이 책에서 잠언을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. 재빠르게 한번 읽었을 때는 참 좋은 글이 많다는 정도의 생각이었다. 하지만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내 생각을 더해가며 읽으니 정말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너무나 어려웠다. 또한 단순히 개인에게 보내는 충고뿐만이 아니라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비평의 눈이 담겨있다. 치대생활이라는 시야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가져야 함을 또 알게 되었다.

그중에 마음에 들었던 몇구절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.

-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는 사실보다 더 따뜻한 위로는 없습니다. 이것은 어두운 밤을 걸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.

- 사랑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함께 걸어가는 것입니다.

- 나의 존재는 누군가의 생을 잇고 있으며, 동시에 누군가의 생으로 이어지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. 이를테면 존재의 윤회가 아니라 관계의 윤회입니다.

- 기다림은 더 먼곳을 바라보게 하고, 캄캄한 어둠속에서도 빛나는 눈을 갖게 합니다

- 관용은 자기와 다른 것, 자기에게 없는 것에 대한 애정입니다.

- 나무의 나이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는 사실입니다. 그리고 겨울에 자란 부분일수록 여름에 자란 부분보다 더 단단하다는 사실입니다.

 

다시 돌이켜 읽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가 되는 말들이다. 좁은 나만의 생각에 빠지거나, 주변의 상황으로 힘이 들 때에 묵혀두었던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그게 바로 저자가 이 책을 쓸 때 독자들에게 바라던 게 아닐까 싶다.


이글루스 가든 - 천 권의 책읽기

덧글

  • 도리 2011/05/10 23:15 #

    오랜만이에요 :D 묘하게 타이포그라피가 소주와 동일하다고 보이는 것은 왜일까요? ㅇㅅㅇ);;
  • 민트초코칩 2011/05/14 13:50 #

    ㅎㅎ 묘하게 가 아니라 실제로 동일한거래요/ 신영복님이 저 글씨를 소주회사에 파셨다고 알고있거든요,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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